숨은 고수를 찾아 떠난 여행

숨은 고수를 찾아 떠난 여행

5 1867 4 익명

머리에 변화를 주고 싶어서 집근처 헤어숍을 가기로 했다. 요새는 예약제로 거의 바뀌고 해서 괜찮은 헤어숍들은 바로 머리를 하기가 힘들었다.

지나는 길에 봤던 미장원(주고객 할머니, 아줌마)이 있어서 그래도 연륜에 적당히 잘 하지 않을까 기대를 하면서 들어갔다.
전에 남편 머리 한번 잘랐는데 나쁘지 않았던것 같아서..

다행히 대기 손님은 얼마 없어서 바로 스타뜨!

이렇게 해주세요~ 하면서 보여줬던 머리가 허쉬컷이라는 거였다. 미장원 원장님 약간 당황하시더니 갑자기 칼을  꺼낸다. 2년만에 칼질 처음한다나.. 갑자기 칼로 머리카락을 쓱쓱 잘라낸다.
중간에 칼날이 날카로워 본인 손을 두번이나 베더니 임시방편 밴드 테이핑을 하고 쓱쓱 칼질을 해댄다.

드디어 머리 완성.. 이걸 뭐라해야하나.....
본인도 칼에 베인손이 민망한지 자꾸 미안하다고 하신다. 그손이 나도 미안해져서 별말 못하고 집으로 돌아온다.

집에와서 보고 또 봐도 뭔가 이상하다...
쥐가 파먹은 머리라고 해야하나..?
한달동안 모자를 눌러쓰고 다니다가, 머리잘했던 헤어숍으로 예약을 잡고 수습에 나선다.
다행히 그곳 원장님이 잘 해주셨고 다시 평범했던 시절로 돌아왔다.

나중에 알고 봤더니 미장원 원장님이 하셨던거는 그 옛날 유행했던 샤기컷이었다. 샤기컷과 허쉬컷이 비슷한듯 한데 다른거라고...

동네 미장원은 동네 미장원의 수준에 맞는 손님이 있고 스타일이 있는  법인데, 내가 그 부분을 관과했었다.

그곳은 할머니 맞춤 미장원!!!!

생각해보니, 미장원 스몰토크  주제도 어디 아픈곳은 없냐는 거였다. 그곳 단골들은 나이가 있고 하니까 다들 아픈곳을 한두군데쯤 가지고 있었고 대화가 술술 됐었겠지..

뜬금없이 병원도 아니고 어디 아픈데는 없냐는 물음에 알아봤어야 했다. 칼 잡은지 2년만이라고 했을때 알아봤어야 했다.

각자 자신있는 분야가 있는 거라는게 새삼느껴지는 그런 경험이었다.
(누구나 알수 있는 당연한 결과를
너무 똥을 찍어먹어보고, 똥맛 이구나 하고 느낀 경험인가? 싶기도...)

혹시나?!
숨은 고수 이길 바랬던 판타지였던듯.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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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 Comments
익명 2024-02-19  
역시 미용실은 가던 곳이 제일 맘편함 ㅋㅋㅋ
익명 2024-02-19  
둘다 고생했네요^^;;

럭키 43 포인트!

익명 2024-02-01  
고생했네
익명 작성자 2024-01-28  
둘다 고생했네요^^;;
익명 2024-01-27  
그냥 가던데 가야 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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