싸게 파느니 태워버리는 명품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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샤넬, 에르메스, 루이비통.
명품 브랜드들 가운데에도 가장 비싼 초고가 브랜드 들이죠.
가방 한 개가 천만 원이 넘는데도, 없어서 못 살만큼 품귀 현상이 벌어지고 있습니다.
이 명품 브랜드들의 가격에 감춰진 비밀을 오해정 기자가 집중 취재 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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백화점 문을 열기도 전에 명품을 사려고 선 긴 줄.
오픈런이라고 부르는, 익숙한 풍경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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명품이라고 다 같은 명품은 아닙니다.
고가 명품일수록 지난해 매출이 높았습니다.
루이비통의 매출이 지난해 처음으로 1조를 넘었고, 샤넬과 에르메스의 매출도 각각 9천억과 4천억이 넘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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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면 가격이 비교적 저렴해 입문용 명품으로 불리는 토즈와 페라가모는 지난해 매출이 줄고 적자를 기록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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명품들은 왜 비쌀수록 잘 팔릴까?
여기에는 교묘한 마케팅 전략이 숨어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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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년 전 1천5백만 원대였던 에르메스 버킨백.
지금은 3천만 원이 넘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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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년 전 7백만 원대였던 샤넬 클래식 라지 핸드백.
지난해 1천만 원을 돌파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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똑같은 제품인데 1년에 두 세 번씩 가격을 올립니다.
루이비통은 올해 넉 달 동안 벌써 4번 가격을 올렸습니다.
이런 가격 인상은 마케팅 기법입니다.
지금 안 사면 손해라고 소비자들을 유혹합니다.
제품이 언제 들어오는지, 어느 매장에 있는지도 모두 비밀에 부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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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일은 일부 VIP 고객에게만 합니다.
재고를 할인하는 아울렛도 없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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팔지 못하고 남은 제품은 아예 소각해버리기도 합니다.
업계에서는 루이비통과 에르메스가 재고를 소각하는 이른바 '재고 파괴'를 한다는 게 공공연한 비밀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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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렇게 소각하면 회계상 손실로 처리하고 세금도 아낀다고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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살 수 있는 양도 제한합니다.
샤넬은 한 사람이 한 달에 살 수 있는 게, 가방은 한 개, 지갑은 3개까지로 정해놨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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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렇다 보니 전문업자들은 시간당 1만 원을 주고 알바생까지 써서 명품을 사재기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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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로나19가 덮친 2020년 한 해, 전세계 명품 매출은 19%나 줄었지만, 한국만 예외였습니다.
15조 원 어치가 팔려, 독일을 제치고 세계 7위에 올랐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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특히 20대와 30대의 명품 쇼핑이 무섭습니다.
백화점 명품 매출의 절반을 2~30대 젊은이들이 올려줬습니다.
2~30대는 왜 명품을 살까요?
이들을 만나봤습니다.
패션 유튜버 하빠 씨.
사무실 한 쪽이 명품 운동화들로 가득 차있습니다.
여성용 핸드백, 옷과 모자, 열쇠고리까지 싹 다 명품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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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 30대들에게 중고거래는 하나의 문화입니다.
명품 옷이나 신발도 사서 쓰다가 되팝니다.
중고거래 앱 이용자 수는 1년만에 2.5배나 늘었습니다.
인기 제품은 중고 가격이 오히려 정가보다 비쌉니다.
비싸도 일단 살 수 있으면 사는 게 이익인 셈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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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예 처음부터 재테크 목적으로 명품을 사들이기도 합니다.
대학생 김재돈 씨.
매달 한정판 운동화 추첨에 응모합니다.
당첨되면 정가에 사서, 비싸게 되팝니다.
10만 원에 산 운동화를 120만 원에 되판 적도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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돈 될만한 건 뭐든 투자 대상으로 바꿔버리는 시대.
2-30대들에게 오히려 명품은 접근 가능한 투자처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