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차에서 임산부 도와준 군인... 그리고 발생한 '기적' 같은 일
토낏- • 페이스북 페이지 군대숲에 올라온 제보
- • 미담 퍼지자 기적 같이 찾은 당사자
기사와 관련 없는 사진 / 이하 셔터스톡
어느 군인의 미담이 보는 이들의 마음을 훈훈하게 하고 있다.
지난 17일 페이스북 페이지 '군대숲 - 군대 대나무숲 by 전대숲'에는 장문의 제보 글이 올라왔다. 해당 글에서 익명의 제보자는 지난 2015년 기차 안에서 겪었던 미담을 전하며 선행의 주인공을 찾았다.
제보자는 "오늘 어린이집을 다녀온 큰딸이랑 도란도란 이야기하면서 나중에 커서 무엇을 하고 싶은지 물어봤다"며 "군인이 되고 싶다는 딸 아이의 말에 4년 전 기억이 떠올라 여기에 올려본다"고 글을 남겼다.
기사와 관련 없는 사진
그는 "2015년 4월 말 쯤이었을꺼다. 첫째는 세 살, 그리고 뱃속에 세상에 나오기까지 한달 남은 둘째가 있었다"며 "어느날 친정 아빠가 위독하다고하셔 급하게 대구 친정으로 내려가봐야 했다. 남편은 출장 중이라 홀로 만삭의 몸과 어린 첫째를 데리고 부랴부랴 서울역으로 갔다"고 설명했다.
제보자에 따르면 딸아이가 보채는 와중에 입석으로 기차에 올라타야만 했던 힘들었던 당시 상황이었지만, 어느 군인이 선뜻 제보자에게 자리를 양보했다.
그 군인은 제보자에게 "앉으세요"라며 "엄마 뱃속에 이쁜 동생이 있으니 더 이쁜 공주는 삼촌 무릎에 앉아 갈까?"라고 자세를 낮춰 아이와 눈높이를 맞추며 말을 건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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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보자는 "말을 저렇게 이쁘게 하는데 아직도 잊혀지지 않는다. 바닥에 앉아 무릎에 아이를 앉히고, 아이 말에 하나하나 다 대답해주며 어린이날 선물 뭐 받고 싶은지도 물어보고..."라며 "아이랑 재잘재잘 정말 잘 놀아 주더라. 아이도 엄청 좋아했고, 덕분에 정말 편하게 대구에 갔다"고 말했다.
하지만 그런 제보자를 더 놀라게 했던 것이 있다. 그 군인은 원래 입석 표로 기차에 탄 것이 아니라, 자신의 좌석은 다른 어르신에게 양보하고 자신은 입석칸에 서 있던 거였다. 그런 군인을 바라보며 제보자는 '내 아이도 저렇게 자랐으면'하는 생각을 했다고 밝혔다.
제보자는 "동대구역 내려서 택시까지 짐도 들어주시고, 아이도 안아주시고, 사례라도 하려고 휴대폰 번호를 물어봐도 끝까지 사양하셨다"며 "겨우 기억에 남는 게 '성함이랑 부대 마크, 그리고 어린이날에 제대한다고 말씀하신 것' 겨우 이 정도다. 그 분 성함은 둘째 이름 지을 때 작명소에서 봤던 이름이라 확실히 기억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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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보자는 그 군인과 관련해 열쇠 모양의 부대마크이었으며, 2015년 4월말 쯤 마지막 휴가, 5월 5일 어린이날 제대한다는 내용을 제보 글에 남겼다. 그는 해당 내용을 밝히며 감사한 마음과 함께 꼭 연락이 닿았으면 좋겠다는 말을 덧붙였다.
해당 미담이 알려지고 얼마 지나지 않아 정말 기적 같은 일이 일어났다. 제보 글에 달린 댓글이 모두를 놀라게 했다. 제보자가 애타게 찾던 미담의 주인공을 진짜 찾은 것이다.
이하 페이스북 캡처
어느 페이스북 이용자는 "오빠야 이거 너 아니가? 2015년 어린이날 전역에 열쇠부대...니 지하철 타면 다른 사람 앉으라고 빈자리 있어도 서서 가잖아"라며 "그리고 아기들이랑 정신 연력 비슷해서 잘 놀아주잖아. 딱 니 같은데..."라고 댓글을 남겼다.
해당 댓글에 미담 주인공은 "나 맞기는한데..."라며 "(그때) 아기가 너무 착했음. 낯가림도 안심했던 걸로 기억하고 아기 이름이 예서였나, 그랬지 싶은데 그리고 저 상황이면 누구든 저렇게 행동했을걸. 이런 곳에 내 이야기 올라오니까 쑥스럽네"라고 답글을 달았다.
이후 제보자는 "첫째 아이 이름도 기억해주시니 확신이 생긴다"며 "덕분에 아버지 임종 지킬 수 있었다. 식사라도 대접하고 싶으니 연락 기다리겠다"고 거듭 감사 인사를 전했다. 미담 주인공은 마음 따뜻해지는 말들로 오히려 감사 인사를 전하며 덕담을 건넸다.
